디지털화폐 시대의 서막, CBDC와 한국은행의 10월 시범서비스 총정리

지폐와 동전을 대체할 미래 화폐로 주목받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우리 생활에 한 걸음 더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10월부터 CBDC 개인송금 시범서비스를 본격화하며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CBDC가 뭐야?"라는 질문부터 시작해 한국은행의 10월 시범서비스까지 모든 것을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CBDC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법정화폐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화폐입니다. 쉽게 말해 중앙은행(Central Bank)과 디지털 화폐(Digital Currency)를 합친 용어로, 실물 화폐인 지폐와 동전을 디지털 형태로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의 화폐죠.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현금과 마찬가지로 원화의 가치를 그대로 가지면서, 전자적 형태로 저장되고 전송됩니다. 지폐를 만지거나 동전을 세는 대신 스마트폰 앱이나 전자지갑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현금'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네요.

CBDC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온라인 뱅킹이나 간편결제 서비스와도 다릅니다. 기존 전자결제 서비스는 은행 예금을 기반으로 하지만,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보증하는 디지털 화폐입니다. 그만큼 안정성과 신뢰성이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죠.

한국은행의 CBDC 프로젝트, '한강'이 흐르다

한국은행은 2023년 10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CBDC 활용성 테스트 계획을 발표했고, 2025년 3월부터 '프로젝트 한강'이라는 이름으로 실거래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7개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 IBK기업, BNK부산)이 참여하고 있으며, 약 10만 명의 일반 국민이 테스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박종세 한국은행 디지털화폐연구실 과장은 "한강은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가장 큰 물줄기로서 과거부터 생활, 문화, 경제 발전의 터전이 되어왔다"며 "이번 활용성 테스트가 디지털 경제로의 발전에 밑거름이 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프로젝트 한강'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테스트는 참가자들이 은행 예금을 '예금 토큰'으로 변환해 세븐일레븐, 이디야커피, 교보문고 등 지정된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결제는 QR코드 스캔 방식으로 진행되며 약 2초 만에 완료된다고 하네요.

10월부터 시작되는 CBDC 개인송금 서비스, 무엇이 바뀌나?

한국은행은 현재 진행 중인 CBDC 테스트가 6월에 종료된 후, 10월부터는 더 확장된 2단계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개인 간 송금(P2P 송금) 기능이 추가된다는 점입니다.

2025년 10월부터 시작되는 CBDC 시범서비스의 주요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개인송금 도입: 이제 CBDC를 이용해 친구나 가족에게 직접 돈을 보낼 수 있습니다. 현재는 매장에서의 결제만 가능했지만, 10월부터는 개인 간 자유로운 송금이 가능해집니다.
  • 결제 가맹점 확대: 더 많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CBDC로 결제할 수 있게 됩니다.
  • 디지털 바우처 확대: 지자체 연계 디지털 바우처 프로그램의 대상 지역을 확대해 더 많은 시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예금 토큰 기능 개선: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더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4분기부터 다양하게 CBDC가 활용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하고 활용처를 넓힌다"며 "올 10월 실시를 목표로 개인 간 송금 및 관련 부가 기능을 추가하고 결제 가맹처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CBDC와 비트코인, 스테이블코인의 차이점

CBDC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이나 스테이블코인 같은 다른 디지털 화폐와의 차이점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트코인과의 차이: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된 암호화폐로, 특정 국가나 기관이 발행하거나 보증하지 않습니다. 가격이 불안정하고 변동성이 크며, 투자 목적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반면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관리하는 법정화폐로, 가치가 안정적이며 국가가 보증합니다.

스테이블코인과의 차이: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금과 같은 자산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안정성을 추구하는 암호화폐입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은 민간 기업이 발행하며, 완전한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신뢰성과 안정성이 높습니다.

박종세 과장은 "예금 토큰은 가치가 안정적이고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도 더욱 우수하다"며 "일상적인 지급 수단으로서 비트코인보다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습니다.

CBDC 도입의 기대효과와 혜택

CBDC가 도입되면 우리 생활과 경제 시스템에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1. 결제 효율성 증대: 실시간 송금 및 결제로 정산 시간이 단축되고, 수수료도 낮아질 수 있습니다.
  2. 금융 포용성 확대: 은행 계좌가 없는 금융 소외계층도 전자지갑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3. 지역 경제 활성화: 디지털 바우처와의 연계로 지역 소상공인과 경제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4. 디지털 경제 대응: 현금 사용 감소와 민간 디지털 결제 서비스 확산에 대응해 중앙은행의 통화 주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5. 금융거래 투명성: 디지털 기록으로 탈세, 자금세탁, 불법 거래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행의 CBDC는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즉시성, 투명성, 자동화라는 세 가지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금융 거래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우려와 논란: 5만 명이 반대하는 이유

CBDC 도입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2025년 초에는 약 5만 명이 CBDC 도입 반대 청원에 참여했는데요, 주요 반대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1.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모든 거래 내역이 디지털로 기록되기 때문에 정부나 중앙은행이 개인의 소비 패턴을 감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2. 금융 자유 제한: 현금이나 암호화폐 사용을 억제하고, 중앙은행의 통제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3. 자산 통제 가능성: 정부가 필요시 자산을 동결하거나 제한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4. 디지털 소외: 디지털 기기 사용이 어려운 고령층이나 취약계층이 금융 서비스 접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5. 은행 산업 위기: CBDC가 은행 예금을 대체할 경우, 은행의 자금 중개 기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CBDC 도입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현재는 실험 단계"라며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기술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서비스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CBDC의 기술적 특징: 예금 토큰과 이머니 토큰

한국은행이 설계한 CBDC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 형태의 토큰으로 구성됩니다.

  1. 예금 토큰: 은행 예금과 유사한 성격이지만, 토큰화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화폐로 변환한 것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테스트에서 일반인들이 직접 활용하는 것이 바로 이 예금 토큰입니다.
  2. 이머니 토큰: 선불 전자지급 수단(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과 유사한 형태로, 스테이블코인과도 비슷한 특성을 가집니다.

한국은행의 CBDC 시스템은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한국은행이 각 시중은행에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고, 은행은 이를 기반으로 이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예금 토큰을 발행하는 구조입니다.

박종세 과장은 "현재 주식 거래 시 주식을 팔고 돈을 받기까지 여러 일이 소요되지만, 분산원장 기반 시스템이 도입되면 거래와 동시에 디지털 자산의 이전이 완료되어 즉시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CBDC, 어떻게 사용하게 될까?

현재 테스트 중인 CBDC의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은행 앱을 통해 전자지갑을 개설하고, 예금을 예금 토큰으로 전환한 후, QR코드를 통해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전자지갑 개설 과정은 약관 동의, 신분증 촬영, 은행 계좌 확인, 본인 확인, 계좌 연결, 비밀번호 설정 순으로 진행되며, 약 5분 정도 소요됩니다. 예금 토큰 충전은 마치 토스와 같은 간편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듯 몇 번의 터치만으로 가능하며, 충전 및 반환에는 약 20초가 걸립니다.

실제 결제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매장에서 QR코드를 보여주면 직원이 이를 스캔하고, 불과 2초 만에 결제가 완료됩니다.

다만 일부 사용자들은 "결제 준비 과정이 다소 번거롭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예금 토큰 결제를 위해서는 은행 앱 구동, 전자지갑 페이지 접속, 비밀번호 입력, QR코드 생성, 비밀번호 재입력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서비스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미래 전망: CBDC는 어디로 향하고 있나?

한국은행의 CBDC 프로젝트는 아직 실험 단계에 있지만, 미래에는 더 다양한 기능과 활용 방안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은행은 10월 개인송금 테스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프로그래밍 기능'입니다. 이는 돈이 정해진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게 해주는 기능으로, 예를 들어 자녀 용돈 중 일부는 반드시 교육용 도서 구매에만 사용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복지 바우처나 지역 상품권 등에 활용될 수 있어, 정부나 지자체의 복지 프로그램 운영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은행은 "디지털 바우처 발행 시 다양한 사용 조건들을 자동화할 수 있어 사후 정산 과정이 필요 없고, 사업자는 돈을 빨리 받을 수 있으며, 이용자는 여러 바우처를 하나의 지갑에서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는 편리성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CBDC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인가요?

아닙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보증하는 법정화폐의 디지털 형태로, 비트코인처럼 가격 변동이 크지 않고 국가가 신뢰를 보장합니다. 반면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된 암호화폐로 가격 변동성이 크고 투자 목적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CBDC로 투자할 수 있나요?

CBDC는 현금처럼 교환 가치가 안정적인 결제 수단이므로, 비트코인처럼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 대상은 아닙니다. 다만, CBDC를 사용해 주식, 부동산 등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CBDC는 개인 정보를 침해하나요?

CBDC는 모든 거래가 디지털로 기록되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이번 테스트에서는 한국은행이 고객 정보를 볼 수 없다"고 밝히며,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기술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CBDC 테스트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요?

현재 진행 중인 테스트는 7개 은행을 통해 약 10만 명을 모집했으며, 만 19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10월부터 시작되는 개인송금 테스트에 대한 참여 방법은 추후 한국은행을 통해 공지될 예정입니다.

마치며: 디지털 화폐의 미래, 우리의 선택

CBDC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은행의 10월 시범서비스는 한국이 디지털 화폐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CBDC 도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프라이버시 보호, 디지털 소외 방지, 금융 시스템 안정성 유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한국은행이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강화한다면, CBDC는 금융 포용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혁신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 화폐의 미래는 결국 우리 모두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CBDC가 가져올 변화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현금 없는 사회로의 전환이 모두에게 혜택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